선택 이후의 이야기
딸은 오빠와 돌봄 인계 일정을 합의했습니다. 병원 예약과 약 목록을 건네고, 어머니의 돌봄이 이어질 사람과 시간을 확인한 뒤 이사했습니다.
작은 원룸에서 처음으로 알람 없이 잤습니다. 그때 오빠에게 전화가 왔습니다. “간병인 알아봤는데 생각보다 비싸네. 너도 반은 보내.”
딸은 몸을 일으켰습니다. “내가 혼자 돌볼 땐… 간병비 생각해 본 적 있어?” 오빠가 되물었습니다. “그럼 이제 엄마 일에 손 떼겠다는 거야?”
“같이 부담하자는 건 얘기할 수 있어. 그런데 내가 해 온 건 없는 일로 하지 마.” 딸은 그렇게 말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.
엄마의 음성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. “방은 따뜻하니? 밥은 먹었고?” 딸은 그 말을 다시 들었습니다. 녹음을 켜고 “엄마, 나…”라고 말하다 멈췄습니다.
집에서는 나왔습니다. 그런데 아직도, 쉬고 있으면 죄를 짓는 것 같습니다.
가족과 책임을 나누면서, 내 시간을 지킬 수 있을까요?
창작 이야기입니다. 어느 한 선택을 정답으로 제시하지 않습니다.